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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9.11 현대차의 자충수 (3)

 

시민단체 납치·폭행 책임자 처벌을” /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민주노총을 비롯해 80여개 시민사회 단체가 연대한 비정규직 없는 일터와 사회 만들기 공동행동23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납치·폭행 책임자를 구속하고 현대차와 정몽구 회장은 야만적인 테러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사 교섭에서 사측이 제시한 사내하청 3000명 정규직 신규채용안은 불법파견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을 무시한 꼼수’ ”라고 말했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지난 18일 사측 보안팀 직원과 용역 경비직원 20~30명이 김성욱 노조 조직부장 등 4명을 납치·감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사측은 노조와의 교섭에서 2015년까지 현재 사내협력업체 근무자 가운데 3000여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비정규직노조는 사내하청 노동자 6800여명 중 3000여명은 정규직이 되지만 나머지 비정규직은 정규직 노동자와 작업공정을 분리해 사내 도급으로 사용하려는 속셈이라며 반대해 왔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이번 폭력 사태를 청문회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그간 한두 번 투쟁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체득했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쟁을 통해 비정규직 문제를 기필코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공동행동은 지난 21비정규직 없는 일터와 사회 만들기 1000만 선언운동을 선포한 데 이어 앞으로 본격적인 연대 행동을 모색기로 했다. 공동행동 측은 이번 투쟁은 전국에서 불법파견으로 신음하고 있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넘어 9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위한 싸움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23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정문 앞에서 현대차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나는 기자회견 시작보다 20분가량 앞서 현장에 도착했다.

정문 주변은 평소와 다르게 뭔가 허전했다. 가끔 버스를 타고 지나갈 때마다 눈에 띄었던 대형 현판이 보이질 않았다.

고개를 돌려보니 정문 주변에는 3~4대의 버스가 주차돼 있었다. 현대차 직원들은 검정 테이프를 이용해 버스 외부에 부착된 현대차 마크를 가리기 시작했다.

아차, 하고 고개를 바로 해 눈을 치켜뜨니 흰색 천막에 쌓인 현대차 현판이 눈에 들어왔다. 하얀 헝겊 안으로 'HYUNDAI'라는 글자가 희미하게 비쳤다. 

기자회견을 준비하던 한 관계자는 "사진 찍힐까봐 저렇게 가려놨구만"이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현대차 현판이 기자회견 장면과 함께 사진에 담겨 보도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 라는 얘기다. 기업 이미지 손상을 우려한 듯하다.

현판을 가려놓은 적확한 의도야 내가 알 수 있겠냐마는, 분명한 건 이런 광경이 현장 기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는 점이다.

사진 기자들은 현판과 버스 앞에서 연방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나도 이런 광경은 처음 본 터라, 신기한 마음에 스마트폰에 사진 한 장을 담아왔다. 기자회견 중에도 자꾸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다.

 

글쎄, 현대차는 왜 이런 자충수를 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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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희완